제 36회

2022 인촌상 수상자

이수지
언론문화 수상소감보기 이수지 그림책 작가 “그림책은 문학도 미술도 아닌 ‘경계’에 선 장르다 보니 주목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었습니다. 인촌상이 그림책도 엄연한 예술이라 인정해주신 것 같아 감사합니다.”

인촌상 언론·문화 부문을 수상한 이수지 작가(48)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는 올해 3월 한국인 최초로 ‘어린이책의 노벨 문학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그림 작가 부문을 수상했다.

이 작가는 그림책 작가 최초의 인촌상 수상자다. 국내에는 그림책 작가에게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이 없다. 그는 “문화의 기반을 다지고 저변을 확대해 온 인촌 선생의 정신이 담긴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아이들을 위한 예술을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녔다고 인정해주신 덕분에 예술의 저변이 한 차원 더 확장됐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을 흡수할 수 있는 어린이를 위해 그림을 그린다는 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며 “인촌상 수상을 통해 그 책임과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고 밝혔다.

인촌상 심사위원들은 그림책 불모지에서 그가 걸어온 길이 “문학적이며 미학적인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어린이가 생애 처음 만져보는 책이라는 물성(物性)에 매료돼 그림책 작가가 됐다. 제본선을 활용한 경계 그림책 3부작인 ‘거울속으로’(2009년)과 ‘파도야 놀자’(2008년), ‘그림자 놀이’(2010년)는 현실과 거울, 해변과 바다, 실체와 그림자라는 경계를 시각화하고 책의 물성을 예술로 확장했다. 그는 2002년부터 최근까지 그림책 21권, 독립출판물 7권, 외국 작가와 협업한 그림책 5권 등 모두 33권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림책은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미술관이에요. 자유롭게 상상하며 내면이 튼튼해진 아이들은 시련을 만나도 잘 견뎌낼 거라고 믿어요. 먼 훗날 어른이 된 아이들이 제 그림책을 떠올리며 세상은 아름답고 살 만하다고 여길 수 있도록 아이들의 삶에 스며들겠습니다.”
수상자의 공적, 학력 및 경력을 나타내는 표
공적 1996년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영국 런던 캠버웰예술대에서 북아트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 석사 과정 졸업 작품으로 처음 선보인 그림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그해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상을 받았다. 경계 3부작 ‘거울속으로’, ‘파도야 놀자’, ‘그림자 놀이’는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13개 상을 휩쓸었다.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대상인 ‘라가치상’ 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올해 3월 ‘어린이책의 노벨 문학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그림 작가 부문)을 받았다.

36회(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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