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5회

2021 인촌상 수상자

박세은
언론문화 수상소감보기 박세은 발레리나 “감히 제가 받아도 되는 상인지 스스로 되묻습니다. 더 많은 땀과 열정을 쏟아 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발레리나 박세은(32)은 인촌상 언론·문화 부문 수상 소식에 놀라워하며 말했다. 그는 6월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인 파리오페라발레단(BOP)에서 최고 등급 무용수인 ‘에투알(´etoile·별)’로 지명됐다. 352년 역사의 BOP에서 동양인 최초로 이룩한 쾌거다. 새 시즌 준비를 위해 프랑스 파리에서 연습 중인 그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박세은은 역대 최연소 인촌상 수상자다. 인촌상을 받은 예술가 가운데 무용수로는 처음이기도 하다. 그는 “한태숙 연출가, 한강 소설가, 봉준호 감독 등이 받은 상을 받게 돼 놀랍다. 그만큼 크고 영예로운 상을 주셔서 기쁘다”며 “발레리나의 수명이 워낙 짧아서 그런 점까지 감안해 저만의 외로운 싸움을 위로하고 격려해주는 의미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술에는 완벽이라는 게 없다. 내일 좀 더 나아지기 위해 오늘 더 열심히 배운다는 신념으로 춤을 춰왔다”며 “인촌 선생께서 교육으로 나라를 살리셨듯이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떠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동아일보와 인연이 각별하다. 서울예고 1학년이던 2005년 동아무용콩쿠르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그는 “제 오랜 팬들은 대부분 동아무용콩쿠르 때부터 성장 과정을 지켜보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다”라고 했다.

인촌상 심사위원들은 승급과 서열관리가 엄격하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BOP에서 박세은이 에투알로 지명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에투알은 빈자리가 나야 후임을 지명하는 ‘별의 자리’로 단 16명에게만 주어진다. 또 BOP는 단원 150명 중 95%가 BOP 발레학교 출신일 만큼 발레 종주국인 프랑스의 자부심이 강한 곳이다. 박세은은 피나는 노력과 빼어난 실력으로 프랑스 현지 무용계 인사들은 물론 관객들로부터 예술성, 스타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무용을 시작한 이후 ‘춤은 가장 낮은 자리에서 배움의 자세로 추는 것’이란 말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콧대 높은 프랑스 무용수들에게 배운 것을 제 춤으로 만들었듯 겸손하면서도 가장 빛나는 별이 되겠습니다.”
수상자의 공적, 학력 및 경력을 나타내는 표
공적 2005년 동아무용콩쿠르 금상을 수상하며 무용계에 이름을 알린 박세은은 예원학교, 서울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다. 2006년 미국 잭슨 콩쿠르(IBC)에서 금상 없는 은상, 2007년 스위스 로잔 콩쿠르 1위, 2010년 불가리아 바르나 콩쿠르 금상까지 세계 4대 발레 콩쿠르 가운데 세 곳을 휩쓸었다. 2009년 특채로 국립발레단에 입단했으며 2011년 준단원으로 파리오페라발레단(BOP)에 입단해 10년 만에 최고 무용수인 에투알에 올랐다. 2018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받았다. BOP 단원의 정년은 42세로, 박세은은 향후 10년간 에투알로 무대에 선다.

35회(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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