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9회

2025 인촌상 수상자

김병연
인문사회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 “북한 경제를 전공하면 교수로 자리 잡기 힘들다며 말리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어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며 북한 경제 연구에 매진해 온 모든 연구자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촌상 인문·사회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63)는 2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인촌상을 수상하게 돼 놀랍고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옛 소련과 동유럽 등 사회주의 경제가 자본주의로 어떻게 이행하는지를 연구하며 세계적 석학 반열에 올랐다. 특히 이를 통해 북한 경제를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해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최근에는 베를린자유대 한국학연구소에서 통일, 이주민 적응 여부 등을 연구하고 있다.

김 교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3000명 이상의 탈북자를 조사해 북한 경제에 관한 자료를 모았다. 동료 연구자들과 중국 단둥에서 북한과 거래하는 180여 개 중국 기업의 자료도 수집해 북한의 실질 장기경제 성장률 등을 추산했다. 그 결과 한국의 1인당 국민 소득이 1960년대 후반부터 북한을 앞서기 시작했음을 밝혀냈다.

김 교수는 2017년 북한 경제에 관한 각종 데이터를 집대성한 저서 ‘북한 경제의 실체를 벗기다(Unveiling the North Korean Economy)’를 통해 국제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등 주요국 대북 정책 결정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이 책으로 2018년 대한민국 학술원상, 서울대 학술연구상도 받았다. 그는 “2000년도 초반까지만 해도 북한 연구는 ‘학문의 대상’이 아니라 ‘이념의 전쟁터’였다”며 “북한 경제를 객관적으로 실증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제대로 된 대북 정책을 펼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역대 정부의 대북 정책 또한 북한 경제의 실상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수립된 측면이 있어 아쉽다고 했다. 그는 “보수 정권은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만 말하고, 진보 정권은 ‘평화와 경제협력’만 강조하는데 이런 이분법적 사고로는 대북 정책을 제대로 펴기 어렵다”며 “‘짬뽕’과 ‘자장면’ 둘 중 하나를 양자택일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실(fact)에 기반해 애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까지 있는 ‘코스 메뉴식’ 대북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경제에 대한 연구가 통일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북한 경제를 모르면 북한이라는 배가 어디로 나아갈지 알 수 없다”며 “북한을 공부하는 경제 전문가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수상자의 공적, 학력 및 경력을 나타내는 표
공적 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 넘어가는 시기에 일어나는 경제 변화 등을 연구하는 ‘이행기 경제학’ 분야의 최고 전문가. 북한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해 북한 경제와 국가 간 경제 제도의 비교연구라는 비주류 분야를 소신 있게 연구했다. 비교경제 분야 최고학술지에 8편 등 총 50편에 가까운 논문을 게재했다. 2017년 영문 서적 ‘Unveiling the North Korean Economy’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사회주의권 국가들과 북한 경제 관련 자료를 수집해 이론적 추론을 넘어선 실증적 연구를 했다.
학력 및 경력 1985 서울대 경제학과 학사
1987 서울대 경제학과 석사
1996 영국 옥스퍼드대 경제학 박사
1996~2003 영국 에식스대 조교수
2003~2006 서강대 경제학과 부교수
2006~2023 서울대 경제학부 부교수·교수
2021~2023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장 및 통일평화연구원장
2023~현재 서울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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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T.S Ashton Prize(영국 경제사학회 최고논문상)
2005 한국경제학회 청람상
2018 서울대 학술연구상
2018 대한민국 학술원상
2019 니어재단 학술연구상
6권의 학술원 우수도서 편집·공저

39회(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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