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촌기념강좌

제8회 멀티미디어 시대의 신문

아서 설즈버거2세 뉴욕타임스 발행인
변화적응 못하면 소멸
신문업계는 현재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대부분이 기술의 발달에 따른 변화다 내가 처음 기자로 일하기 시작한 지난 74년에는 타자기 텔렉스 그리고 필통이 있으면 됐다. 지금은 뉴욕의 내 사무실에서 전화번호 일곱자리만 누르면 모스크바의 지국과 연결된다. 기자들도 해외취재를 갈 때 위성송수신기를 갖고 가는 경우가 많고 여러 사람들과 인터뷰를 할 때 인터네트라는 정보망에 연결만 하면 되는 상황이다. 이런 변화속에서 내가 우려하는 것은 우리 신문업계가 회의에 가득 차 있다는 점이다.

기술변화의 영향 및 업계에 닥친 불황, 그리고 언론과 연예오락 사이에 뚜렷한 구분이 없어 혼돈이 일어난다는 것이 회의의 이유다. 많은 신문들이 새로운 변화의 압력에 견디다 못해 스스로 수준을 낮추고 있다. 독자들에게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지 못하고 무미건조하고 특징없는 신문, 안일하게 지내는 신문들만 늘어나고 있다. 또 많은 신문사들이 취재와 관련된 투자를 줄이고 있다.

세계가 변화하는 만큼 우리도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적응하지 못하면 궁극적으로는 소멸하고 만다. 독자들이 변한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우리가 뉴스라고 생각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뉴스를 제공해야 한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기자와 언론인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나와 우리 모두는 연예사업에 몸담고 있는 게 아니다. 연예사업은 돈을 많이 버는 좋은 사업이지만 가치를 창출하는 정보산업인 신문업계와는 다르다. 우리는 사건 등 각종 재료를 신중하게 편집하고 포장해서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고객들의 생활이 쉽고 질 높게 되고 때로는 즐겁게 되도록 역할을 하고 있다. 고객들이 뉴욕 타임스나 동아일보와 같은 신문을 사볼 때 그들은 종이를 사는게 아니라 하나의 지침서, 일종의 판단 재능 그리고 신뢰성을 구입하는 것이다.

신문역할 갈수록 커져

정보를 전달하는 유통방식도 변하게 된다. 현재처럼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전달 방식을 전자식으로 바꾼다면 세계 어느 곳에서 일어나는 최신 사건이라도 스냅식으로 전달할 수 있고 비용도 줄어들 것이다.

신문사들이 이런 변화 속에서 승리자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유념해야 할 한가지 진실이 있다. 클린턴 대통령이 선거전을 티를 때 선거사무소에 <문제는 경제다. 그것을 잊으면 바보다>라는 표어가 붙어 있었는데 신문업계에는 <문제는 내용이다. 그것을 모르면 바보다>라는 말로 통할 것이다.

컴퓨터회사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설자이자 회장인 빌 게이츠는 <만약 당신이 정보산업계와 관계 있는 일을 한다면 아주 많은 문제에 부닥칠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경영컨설턴트인 톰 피터스는 <소비자가 억지로 사야만 하는 상품이 가장 먼저 세상에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 말이 모두 옳다. 정보업계의 진입장벽이 줄어들수록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해 대부분은 끔찍하게 수준이 낮은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독자들은 이 같은 정보의 미로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지도를 찾고자 할 것이다. 따라서 신문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독자들은 흥미있는 분야의 자세한 기사를 보고 싶어할 것이다. 정보산업 발달로 기술 문제를 극복한다면 성능 좋은 단말기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다. 신문들은 이런 새로운 세계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신문의 사명을 다할 수 있게 해줄 때만 새 기술을 받아들여야 한다. 절대로 변하면 안되는 것이 있다. 신뢰할 수 있고 독창성이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언론본연의 사명이 그것이다. 언론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국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민주주의를 장려하는 핵심적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오락연예 제공자와 언론을 구별하는 중요한 특성이다.

민주주의 신장이 책무

우리는 언론인으로서 정보시대의 핵심적인 도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다. 전달방식이 어떻든간에 중요한 것은 내용의 품질이다. 경쟁력있는 신문은 직원의 질과 보도의 품질에 많은 투자를 한다. 독자들에게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세계에 대한 설명을 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권위있는 신문은 사회적으로 예민하고 복잡한 문제의 본질을 독자들 특히 영향력있는 독자들에게 올바로 전달해야 한다. 이때 정보는 완전하고 균형잡힌 것이어야하며 정확하고 시기에 맞는 것이어야 한다.

타지경험 참고후 전자신문 추진할터 / 질의응답

- 국내 일부 신문이 컴퓨터 통신망을 통한 전자신문을 추진중이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신문의 전자신문 추진상황은 어떤가.

<미국의 거의 모든 주요 신문들은 전자방식을 뉴스를 전달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여러 신문을 갖고 있는 신문대기업의 경우 더 빨리 이런 사업을 추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일반적인 독자를 갖고 있지 않고 독자수도 적기 때문에 이런 시도가 가능한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소규모의 여러가지 시도들이 일어나는 실험단계로 대규모 투자는 없다. 뉴욕 타임스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 남들이 하는 것을 보고 그들의 실수나 경험을 참고한 뒤 두 세번째로 뛰어들 생각이다. 뉴욕 타임스가 지명도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도 성공이 가능하다>

- 정보화시대에서 신문과 방송의 기능은 어떻게 차별화될까

<신문과 방송의 구별이 점점 없어져 간다. 그러나 신문의 경우 분석력을 특화해 발휘할 수 있다. 뉴욕 타임스의 경우 CBS방송과 베트남전쟁을 기록하는 CD롬 제작사업을 벌이는데 CBS는 그림을 제공하고 뉴욕 타임스는 단어 즉 우리나름의 분석을 제공한다. 걸프전때 미국에서는 보도전쟁이 붙어 TV생방송으로 전쟁장면이 보도됐다. 우리는 신문판매 부수가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나 독자들은 신문을 더 많이 사보았다. 신문이 TV와 달리 하나의 맥락에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 한미신문 경쟁시대 온다/ 아서 설즈버그2세가 인터뷰/ 재능있는 인력확보가 최대확제

뉴욕 타임스지 발행인 아서 설즈버그2세가 6일 동아일보와의 회견에서 자신의 경영관 언론관 등을 밝혔다. 그는 자신을 뉴욕 타임스지의 오너로 소개했다. 설즈버그2세는 AP통신의 런던특파원 등을 거쳐 지난 78년 뉴욕 타임스에 입사, 편집광고 제작 기획분야 등에서 경험을 쌓은 뒤 92년 이 신문의 발행인으로 취임했다. 1851년 창간된 뉴욕 타임스는 현재 평일 1백20만부, 일요일 1백80만부를 찍는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발행부수라고 설즈버그는 소개했다. 미국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대단한 영향력을 가진 권위지로 평가되고 있으며 동아일보와는 특약관계를 맺고 있다. 고용인원은 모두 4천여명. 이중 1천40명이 보도 논설분야 등에 일하고 있다. 한부당 1백페이지, 많게는 1천페이지까지 이르는 타임스는 10개의 공장에서 나오고 있다.

- 신문경영도 일반기업과 마찬가지라고 봅니까.

<미국기업들이 함께 겪고 있는 상황이죠. 문제는 <원자재>인데 어떻게 하면 재능있는 인력을 끌어오느냐에 귀착됩니다. 과거 직업의 폭이 좁던 시절과는 크게 달라요. 가장 좋은기회와 환경을 제공해야 쓸모있는 인력이 모입니다.>

- 북한핵문제에 관한 뉴욕 타임스의 대화강조는 경영진과 편집진 및 논설위원 등 신문사 내부토론의 결과인지요.

<이는 우리 신문의 전통입니다. 국제관계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무력사용을 반대해 왔습니다. 그 이상 말하기 어려군요>

- 기자출신인데 지금도 기자들과는 자주 만납니까.

<되도록 많은 접촉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기자시절에는 뉴스분야의 대부분 기자들과 면식이 있었는데 다른 부서를 돌다보니 새로운 얼굴들이 늘어났습니다. 다시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한달에 3,4명씩 동부인해서 만나고 있습니다>

- 초행인 한국과 함께 중국 일본까지 방문일정을 잡은 이유는….

<지리적 중심이 아시아로 향하고 있습니다. 저널리즘분야건 사업분야건 아시아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기 위해서 입니다. 물론 뉴욕 타임스를 이 지역에 알리고 광고시장의 동향도 파악하기 위해서지요. 앞으로 전자신문이 나오면 한국신문들이 로스앤젤레스나 뉴욕에서 바로 읽을 수 있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미국 신문들은 미국땅에서 한국신문을 상대로 경쟁해야 합니다. 또 그 역도 성립하게 되니 얼마나 흥미진진합니까>

- 경쟁에 대한 복안도 말씀해 주시지요.

<예를 들어 과거 사건 반응 의미등의 3단계 보도형태는 이제 한꺼번에 그것도 신속 정확히 제공해야 합니다. 뉴스형태의 자체가 변하고 있고 신문은 바로 종합적인 성격을 개발해야 살아납니다. 결국 독자들의 변화방향을 주시하면서 그에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지요> 그는 이를 위해 특히 경제뉴스를 위한 각종 투자를 강화하고 기왕에 가진 문화뉴스의 강점을 더욱 보완하는 방향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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