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8회

2014 인촌상 수상자

김경동
인문사회 공적보기|수상소감보기 김경동 KAIST 초빙교수 “문화 진흥에 공헌한 인촌 선생을 기리는 상인 만큼 앞으로 정치 경제 사회는 물론이고 문화와 정신적 가치까지 아우르는 ‘질적 사회발전’에 보 탬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25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 KAIST 경영대에서 만난 김경동 KAIST 초빙교수(78·서울대 명예교수) 는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2시간에 가까운 인터 뷰에 지친 기색이 없었다. 서울대에서 은퇴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김 교수는 각종 시민단체 활 동에 대학원 강의까지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 교수는 한국 사회학 1세대의 대표 학자로 손 꼽힌다. ‘근대화는 곧 서구화’로 통하던 1960, 70년대 주류 사회학의 한계를 비판하며 한국 사 회학의 토착화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1978년 엄혹한 유신독재 치하에서 김 교수가 내건 ‘인간주의 사회학’은 학계에 적지 않 은 충격을 줬다. 경제발전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구조결정론의 한계를 지적하 고 인간의 자율성을 중심에 놓는 그의 이론은 적 지 않은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김 교수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사회보장마 저 제2의 경제라고 말했는데 이건 아니다 싶었 다”며 “경제가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사회이론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오랜 신념이었다”고 말했다.

인간주의 사회학이 유신체제와 불협화음을 일으 켰다면 한국 전통사상을 재해석한 그의 근대화 이 론은 미국식 주류 사회학과 각을 세운 것이었다. 제 3세계의 전통을 사회발전의 장애물로 여긴 서구 학 자들과 달리 김 교수는 이미 1980년대부터 유학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려는 연구 활동을 이어왔다. 그 는 1985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한(恨)’의 개념으로 한국의 경제개발 동기를 재해석 했다. 개인이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적으로 경제개 발에 참여한 사회 심리적 동기를 규명한 것이다.

김 교수는 “본래 주류 사회학의 통계학과 경험적 연구방법을 제대로 공부하려고 미국 유학을 떠났지 만 갈수록 한계를 느꼈다”며 “우리 전통의 문화요소 로부터 이론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문화적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도 김 교수는 전통문화를 잊지 않았다. “우리나라 문화의 대표적 특성 중 하나는 선비 정신입니다. 조선이 500년이나 왕조를 이어온 저 력이 바로 여기서 나왔죠. 오늘날 잊혀진 선비정 신을 되살리는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수상자의 공적, 학력 및 경력을 나타내는 표
공적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코넬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를 거쳐 서울대 교수로 옮겼다. 한국 사회학 1세대 학자로 사 회학의 토착화에 크게 기여했다. 사회학에서 구조주 의가 대세였던 1978년 인간의 자율성을 앞세운 ‘인 간주의 사회학’을 주장해 학계에 충격을 줬다. 경제 개발 우선의 시대적 상황에서 산업과 노동, 환경문 제의 심각성을 일찍이 주목해 사회학의 새로운 지평 을 열었다. 특히 유교를 근대화의 장애물로 여기던 시절, 전통사상으로부터 사회학 이론을 추출하는 시 도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퇴임 이후에도 시민 사회포럼 대표와 한국자원봉사포럼 회장을 지내는 등 사회공헌에 적극 나섰다. 학술원 회원이며 옥조 근정훈장과 성곡학술문화상,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28회(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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