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회

2004 인촌상 수상자

임지순
자연과학 임지순 서울대 물리학 교수 “마침 올해가 안식년인데 수상 소식을 듣게 돼 연구 의욕이 더욱 샘솟고 있습니다.”

자연과학부문 수상자 임지순(任志淳·53·사진)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는 대뜸 ‘안식년’ 얘기를 꺼내며 소감을 밝혔다. 그를 ‘세계적인 탄소나노튜브의 대부’로 만든 연구가 바로 7년 전 안식년 시절에 이뤄졌기 때문에 감회가 새로웠던 것.

1996년 가을 임 교수는 “획기적인 연구를 하겠다”며 박사학위를 받은 미국 버클리대로 훌쩍 떠났다. 연구대상은 탄소나노튜브. 탄소(C) 6개가 육각형을 이룬 채 서로 연결돼 있는 빨대 모습인데 지름이 머리카락 10만분의 1 굵기인 나노미터(nm·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수준.

임 교수는 탄소나노튜브가 한 가닥일 때는 구리보다 100배나 전기를 잘 통하는 ‘도체’이지만 다발로 묶여있으면 ‘반도체’ 성질을 가진다는 점을 처음 밝혔다. 이론대로라면 현재의 실리콘 반도체보다 집적도가 1만배 이상에 이르는 새로운 반도체가 탄생할 수 있다. 이 연구논문은 1998년 1월 영국이 발행하는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임 교수는 이론만 파고드는 물리학자가 아니다. 최근 몇 년 간 국내 업체와 공동으로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전력이 기존의 3분의 1만 소모되면서 좀 더 얇은 대형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안식년에도 획기적인 연구를 구상하고 있어요. 단백질이나 유전자 같은 생체 내의 분자를 반도체 소자로 개발할 생각입니다. 나보다 더 훌륭한 과학자를 제치고 인촌상을 받게 됐으니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마음뿐입니다.”
수상자의 공적, 학력 및 경력을 나타내는 표
공적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986년부터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고온초전도 현상을 규명하는 핵심 이론과 탄소나노튜브 연구로 세계 과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대한민국과학상’(1995) ‘올해의 과학자상’(1989)을 수상하고 ‘제1회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2002)으로 선정됐다.
학력 및 경력 1951년 7월 4일생

1974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1980년 미국 UC버클리 이학박사
1984년 미국 벨연구소 상임연구원
1986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조교수
1996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18회(2004년)

위로가기